김맥스 블로그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법

근데 그냥 싫긴 함

삶이나 미래같은건 너무 불확실한 구석이 많은데, 이걸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그냥 받아들이고 견디며 대응하는 경우 - 관계의 한 국면이 바뀔 때 불확실성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순간마다 생소한 세상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가까운 사이를 계속할 수 없을 때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인지를 생각했다. 이런 류의 불확실성들은 그 본질을 따져보기엔 내가 너무 지쳐있는 경우가 많아서, 다가올 마음의 어려움 같은 것들을 세어 보려다가 포기하고 그냥 쉽게 괴롭기를 택했다. 사실 달리 수가 없다. 괴롭다가 괴롭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전 관계 안에서는 하지 못하는 것들을 해보는 내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산뜻해진다.

불확실성을 분해해 작은 조각들로 만들어 위험을 회피하는 경우 - 우리가 만드는 소프트웨어의 요구사항은 아무도 그 전체를 헤아릴 수 없다. 복잡한 동작을 계속 구현하는 것 만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불확실성과 싸우면서 기계는 앞으로 간다. 제품 관련한 결정을 내릴 때 미룰 수 없다면 결국 답이 존재해야 한다. 이때 문제를 작게 쪼개 각 결정이 제품에 미치는 영향을 작게 만들고, 개중 가장 나은 것을 가능한 빨리 선택한다. 어떤 선택은 실패한다. 조각낸 결정은 영향 범위가 크지 않다. 쉽고 빠르게 치워버리고 다른 선택을 내린다. 개미 군단이 땅에 떨어진 사탕을 분해해 집으로 가져가듯 불확실함을 빠르게 조금씩 분해해낸다.

불확실함을 일정 수준 대비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 주식 투자에서의 불확실성은 리스크,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겠다. 기술 분석이나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결국 주가는 어떻게 갈지 모른다. 비교적 쫄보인 나는 매매 결정을 할 때마다 특정 불확실성을 계속 생각하는 편이 나았다. 가능성이 높은 혜자 시나리오가 있어도 그 기회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식이다. 모든 것이 박살났을 때 대응하는 건 너무 늦을 테니 대비하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많을수록 더 많은 자산을 확률에 맡기게 되는 셈이니.

내 개인적 삶에 불확실성이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편인 것 같다. 뭐 회사 일 같은 경우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서 그런 거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 우울감이나 기분보다는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이나 자산이 더 중요하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를수록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은 방향성, 혹은 좋은 엔지니어링 프랙티스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다룰 수 있었지만, 주식 투자의 경우는 그럴 수 있는 여지가 적다. 분할 매매 정도가 겨우 할 수 있는 정도. 좀 더 공부하면 나아지려나 싶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안정감을 크게 준다. 삶의 영역에서도 위험을 잘게 분산하는 적극적인 헤징이 필요하다.

성격만 보면 불확실한 것을 매우 싫어한다. 싫어만 하다 그냥 눈앞에서 불확실한 상황을 치워버리고 잘 다루지 못한 적도 많아서, 요즘엔 눈 질끈 감고 견디며 판단 잘 해보려고 하는 편이다.


Written by 김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