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소프트웨어 UI를 어떻게 바꿀까?
과거 컴퓨터와의 유일한 상호작용 방식이 터미널이었던 시절, 인간은 명령어를 입력했다. 컴퓨터는 긴 텍스트로 답했다. 이 방식은 터미널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강력하고 유연했지만, 검은 화면 위에 깜빡이는 커서는 많은 사람들을 당혹시켰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었다.
"(Chat GPT의 등장에 대해) 컴퓨터 가 터미널이었던 좋은 시절이 돌아온 셈이다. 사용자는 컴퓨터에 타이핑하고 컴퓨터도 긴 문자 목록으로 답을 출력했다. 그것은 매우 놀라웠다. 정말로 강력하고 유연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만 알고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지 못했지만." 1
채팅을 이용한 AI와의 상호작용이 터미널 쓰는 것과 닮았다. 누군가는 기쁘게 멋진 만능 도구를 쓰고, 누군가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모델을 욕한다. 채팅과 터미널은 기존 UI의 답습이며 이 그릇에 담긴 AI는 신기할망정 UI의 혁신은 없다.
AI와의 상호작용에 있어 채팅의 한계는 인간이 의도 표현을 어려워한다는 점에 있다. UX 전문가 Vitaly Friedman은 문제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사람들은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매우, 매우 서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데도 서툴고, 설령 원하는 것을 말한다 해도 실제로는 그것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 2
현재 채팅 기반 상호작용은 의도 표현의 어려움을 인정하기는커녕 상호작용의 모든 부담을 사용자에게 떠넘긴다.
"왜 내가 프롬프트 작성법을 배워야 하는가? 왜 세상 모든 사람이 프롬프트 작성법을 배워야 하는가? AI가 나를 더 잘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의도를 표현하는 비용, 상호작용의 비용을 왜 사용자가 떠안아야 하는가?" 3
결국 사용자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실제 작업 환경에 수작업으로 통합해야 하고, 채팅 창 밖으로 나가는 순간 AI의 도움은 단절된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AI가 이 룰 진정한 UI 혁신은 AI가 사용자의 작업 흐름에 자연스럽게 통합될 때 시작된다. 소프트웨어와의 상호작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AI는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먼저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위에서 말한 당혹스러움을 해결하고, 사용자는 활용 능력과 관계 없이 AI가 주는 생산성 향상을 가감없이 누린다.
이런 방식의 유저 경험이 기존 애플리케이션 위에서 구현되고 있다. 코드를 작성할 때 다음 줄을 예측해 제안하는 Github Copilot, 컨텐츠의 속성을 참조해 레이어 이름을 한번에 만들어주는 Figma(Rename Layers), Slack에서 바로 티켓을 만들 때 해당 슬랙 스레드의 맥락을 파악하여 바로 티켓 제목을 지어주는 Linear의 경험이 그렇다. 이 기능들을 쓸 때 AI를 쓴다는 감각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알 바도 아니다.